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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자기개발 서적인 줄 알았다. 그리고 처음 들어보는 저자가 본인이 앞서나가고 있다고 제목부터 강하게 주장하니까(?) 괜히 거부감이 들었다. 무엇보다 요즘에는 감성적인 표지를 갖고 출판되는 책이 많은데 이 책 <내가 미래를 앞서가는 이유>는 표지부터 너무 읽고 싶지 않게 생겨서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일단 이런 외형적인 부분은 저자의 주장과는 다르게 그렇게 앞서나가지 못한 부분인 것 같다.
하지만 메신저보다는 메시지 그 자체에 주목해보니 생각해볼 내용이 정말 많았다. 테크놀로지가 우리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켜왔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저자의 사고법에 따라 상상을 해보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목차
01. 테크놀로지 진화의 패턴
02. 모든 것을 ‘원리’에서 생각하자
03. 테크놀로지는 인간의 적인가
04. 미래를 앞서는 사고법
가끔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 아 한 몇 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 할 텐데”. 쓸모없는 상상이지만 가끔 과거에 내렸던 판단들에 대해 지금 알고 있는 지식을 활용하면 더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나온 생각이다.
우리는 씻을까 말까 하는 사소한 문제부터 어디에 투자를 하면 좋을까? 와 같은 돈이 걸린 문제까지 늘 선택을 앞두고 고민을 하게 된다. 씻는 문제 같이 비교적 비용과 에너지가 적게 드는 문제는 어떤 선택을 하든지 간에 십 년 뒤에 아 그때 씻었어야 했는데! 그때 씻었더라면! 과 같은 후회가 남을 리 없겠지만, 비용과 에너지를 많이 소모했던 일들의 경우에는 지금 알고 있는 걸 과거에도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와 같은 후회가 조금씩 남게 된다.
그런데 왠지 앞으로는 이런 상상이 더 많아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특히 경제 관련된 분야에서. 사회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선택이 미래의 나에게 이득이 되는 선택일지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면 중요한 의사결정에서 이런 후회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이 책 <내가 미래를 앞서가는 이유>는 역사적으로 기술과 사회가 어떤 원리에 의해 진화해 왔는지 그 원리와 방향을 살펴보고 그 패턴을 바탕으로 미래의 변화상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고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저자는 책 맨 앞장에 평범한 사람들과 비범한 사람들의 사고법을 비교한다. 그리고 이 비교를 통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래를 오판하는 이유는 현재라는 점, 즉 눈앞에 일어나는 것만 보고 앞으로의 일을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언뜻 이전에 읽었던 <손정의 300년 왕국의 야망>에서 손정의가 제시한 사고법과 유사한 면이 있는 것 같다. 손정의 역시 계획을 세울 때 현재보다는 과감하게 300년을 내다보고 그것으로부터 거슬러 올라오는 사고법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아래 저자의 생각을 옮겨와봤다.
현재의 상황이라는 점을 보고 판단하는 미래 예측은 대부분 빗나가기 마련입니다. 왜냐하면 현실은 인간이 도저히 인지하기 힘들 정도의 막대한 요소로 넘쳐나는 동시에 그 요소들이 서로 복잡하게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사회를 진화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모두 파악하는 일은 인간의 뇌라는 하드웨어의 성능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중략)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들은 현재라는’점’을 보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긴 시간의 축으로부터 사회의 진화 패턴을 파악하고, 그 흐름을 ‘선’으로 연결하여 의사결정을 합니다. 그래서 나중에 세상의 흐름을 파악해보면 마치 그들이 미래를 예언한 것 같아 보입니다. P.6
저자가 말하는 사회 진화 패턴은 “필요성의 원리’에 기반하고 있다. 사회 시스템, 그리고 기술은 모두 그 이면에 어떤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필요성에 의해 발전해 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필요성이 존재하는가? 그리고 그 필요성을 더 효율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라는 관점을 갖고 기술과 사회를 바라본다면 그것의 다음 모습이 어느 정도 그려질 수 있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저자가 테크놀로지의 변화를 점이 아닌 선으로 파악하기 위해 설명한 테크놀로지의 특징이다. 책에서 소개한 테크놀로지의 특징은 세 가지다.
1. 인간의 확장
2. 인간에 대한 교육
3. 손바닥에서 우주로
이 원리에 의하면 도끼나 활은 손이 가진 기능을 확장한 것이고 문자나 서적은 뇌 속에 있는 정보를 다른 개체와 공유할 수 있도록 한 두뇌의 확장이다. 그리고 증기와 전력은 인간이 가진 동력의 확장이다.
그러나 컴퓨터와 인터넷이 가져온 기술 변화는 지성 혁명을 일으킨 다는 점에서 이전 기술들과는 큰 차별성을 갖고 있다. 인간의 지성을 대신해서 선택을 내려주고 감정을 헤아리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는 AI는 필요성의 원칙을 생각해 봤을 때 반드시 나올 수밖에 없는 기술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손정의 300년 왕국의 야망>이 생각났다. 손정의가 그리고 있는 미래와 이 책이 설명하고 있는 기술들에서 많은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기술이 사회와 인간에 미치는 영향은 기술의 두 번째 특징인 인간에 대한 교육에 자세히 나와 있다. 인간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을 계발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 기술이 사회 구조에 깊게 파고들어 그 기술의 존재 자체가 인간의 사고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
가치가 데이터화되고 그 보존 수단이 다양화되면서 사람들은 ‘돈’이 아니라 그 근원인 가치 자체를 중시하기 시작합니다. 돈은 가치의 매개 수단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이 보급됨으로써 지금까지 수량화할 수 없었던 많은 가치가 데이터로서 수량화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SNS는 지금까지 정량화할 수 없었던 ‘다른 사람들의 주목’이라는 가치를 숫자로 환산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다소 극적인 예이긴 하지만 예금은 0원이어도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트위터의 팔로워가 100만명 이상 있는 사람들이라면 당장 사업을 해도 좋을 것입니다. (중략) 그는 ‘다른 사람들의 주목’이라는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가치를 언제라도 자신이 원할 때 사람, 자본, 그리고 정보라는 다른 가치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P.127
책 <내가 미래를 앞서가는 이유>에서 저자가 설명한 많은 부분에 공감을 하고 깊게 생각을 했지만 모든 부분에 동의를 한 건 아니다. 저자는 논리적으로 봤을 때 모든 서비스는 가격 경쟁에 의해 무료에 가까워질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하면서 로봇에 의한 자동화가 발달하여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이 떨어지면 생활에 필요한 비용도 줄어들게 되고 자본의 필요성 자체가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구글이 검색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수익은 광도로 벌어들이듯이 기업에 의한 기본 소득제도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이 떨어질 순 있어도 인간의 욕망까지 떨어질 것 같진 않다. 욕망은 줄어들지 않고 있는데 자본을 획득할 수단은 점점 소수에게만 집중된다? 이거 역사 책이나 영화에서 많이 보던 시나리오인데. 정부나 기업이 제공하는 기본 소득을 받으며 방구석에서 넷플릭스를 하루 종일 시청하는 삶이 전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빈부격차가 커지고 분노가 사회에 만연하면 이를 이용하는 정치인들에게만 호재다.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또 다른 생각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들은 뭐가 있을까였다. 변화를 추적하는 것보다 변하지 않을 것들을 파악해 이들에 집중하는 것도 좋은 전략 같다.
일단은 사치품에 대한 욕망, 향락에 대한 욕망 등 갖가지 욕망들이 떠올랐다.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라는 영화 제목처럼(내용은 전혀 상관 없다) 상상하는 모든 것이 기술적으로 구현될 수 있는 사회가 다가오고 있는 오늘날, 미래를 앞서나가는 사고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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