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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 있는 2018, 2020, 2030 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길래 책 표지에 2/3 를 차지하고 있을까? 심지어 2030년은 책 제목 <한국이 소멸한다> 처럼 산산조각이 나서 소멸 직전이다. 인구학적 관점으로 바라본 우리 사회의 현재와 미래는 책의 표지만큼이나 어두웠다. 고령화는 다른 선진국들도 겪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 그리고 준비 없이 맞이하는 급격한 변화는 사회에 강한 충격을 줄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고령화에 있어 우리의 선배 나라인 일본의 사례들을 비교해주기 때문에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미래 한국은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내게 어떤 기회가 있을 지 생각해보면서 읽은 <한국이 소멸한다> 였다.
책 표지에 표시된 각 연도는 거대한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해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아래와 같이 정리해 봤다.
2018년: 생산가능인구가 2017년을 기점을 줄어들기 시작함에 따라 인구가 거시경제를 옥죄기 시작한 해다. 인구=생산=소비라고 생각했을 때, 베이비부머 등 전후세대의 대량 은퇴가 예고된 상황에서 이들을 부양할 후속 인구가 이미 감소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한국 사회에 심각한 위기다.
2020년: 중년의 위기가 가속화되는 해다. 베이비부머(1955 ~1963년 출생자) 중 선두세대인 1955년생부터 하나 둘씩 65세로 진입하는 초년이다. 65세는 국민연금의 수급 연령대이며 정년의 끝인데 70년생들까지 포함하면 무려 2000만의 인구가 강제 은퇴를 앞두고 있다.
2030년: 베이비부머 중 선두 세대인 1955년 생들이 75세에 진입하는 초년. 75세부터는 건강했던 노인들도 각종 질병에 취약해진다. 의료와 간병 비용의 급격한 증가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저자가 생각하는 인구 문제의 핵심은 어떤 것일까? 저자는 서울화(Seoulization) 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인구 문제를 설명하고 있다. 서울화는 서울의 고용독점 현상의 심화를 의미한다. 아래 저자의 주장을 옮겨 적어봤다.
“… 서울은 대부분의 한국인에게 삶의 동아줄이기 때문이다. 좋은 일자리일수록 서울에 집중된다. 시가총액으로 86퍼센트가 몰려 있다. 극심한 경제력 집중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지만, 뒤집으면 서울을 떠나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양질의 근로 기회를 제공받기 어렵다는 의미기도 하다. … 인구문제의 핵심은 결국 서울의 문제로 요약된다. 서울의 고용 독점이 반복되는 한 생활 품질은 악화되고, 출산을 연기하거나 포기하는 선택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이는 결국 인구 감소를 부추기는 결과를 낳는다.”
문제는 서울에 거주하는데 드는 비용이다. 이 비용이 감당이 안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일은 서울에서 거주는 수도권에서 하는 전략을 취한다. 그러나 이제 수도권에서도 서울화가 진행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수도권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
“이대로라면 성장과 물가의 엇박자를 뜻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더 심각해질 것이고, 이는 양극화를 부추길 것이다. 소득(성장)은 지지부진한데 집값, 교육비, 교통비 등 지출(물가)은 늘어나고 있다(가처분 소득의감소). 하지만 이제 수도권마저 서서히 스태그플레이션의 먹구름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 2015년 인구조사를 토대로 분석해보면, 서울에 인접한 구리 ,하남, 과천, 성남, 부천, 안양, 시흥, 의정부 등은 이미 인구가 줄어즏고 있다. 이들 지자체와 서울 반대 방향에 인접한 외부권역만 인구 증가가 활발하다. 서울에서의 추방도 모자라 이제는 수도권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점점 더 밖으로 인구가 내몰린다는 의미다.”
이 부분을 읽고 바로 봉준호 감독님의 영화가 생각났다. 영화 <설국열차>에서는 열차 칸으로 계층이 나눠지는데, 맨 뒤칸은 오직 생존이 목적인 사람들이 있고 맨 앞칸은 부자들이 문명 생활을 누리며 살고 있다.
서울도 열차라고 생각하면 영화의 장면들이 더 섬뜻하게 다가온다. 서울은 지방 사람들의 진입과 서울 태생 청년들까지도 밀어내고 일종의 장벽을 세우고 있다. 빗장 도시 서울의 탄생이다. 많은 사람들이 일단은 수도권으로 거주지를 옮기고 훗날을 도모하지만 사실 한번 밀려나면 다시 집입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이 따른다. 영화 <설국열차>에서 캡틴 아메리카 형님이 보여준 파이팅 넘치는 투쟁 정도는 해야 겨우 앞으로 나갈 수 있다. 모든 것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는 한 상황은 더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여기까지 읽어보면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다. 더 값싼 지역으로 거주지가 옮기는데 왜 그것이 출산율에 영향을 줄까? 아래 저자의 주장을 추가로 옮겨 왔다.
“일은 서울에서, 집은 경기에서’라는 현상이 심화된다는 건 직주(직장과 주거지)이탈이 더 악화됨을 의미한다. 직주이탈은 단기적으로 행복의 품질을 떨어뜨리고, 장기적으로 출산을 저지시킨다. 출퇴근에 3 ~4시간 이상을 허비하는 청년세대에게 출산 장려는 덧없는 슬로건에 불과하다. 멀고 살아야 하니 서울의 일은 포기할 수 없고, 서울로 오가며 일하자니 다른 것들은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포기의 1순위는 양육에서 교육까지 연결되는 출산일 수 밖에 없다.
매일 아침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근을 하는 직장인들은 저자의 주장에 바로 공감할 수 있다. 비좁은 버스나 지하철에서 사람들 틈에 껴서 1시간 이상 흔들림에 몸을 맡기다 보면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기운이 빠져나가는 걸 느낄 수 있다.
https://www.ajunews.com/view/20180626151942719
그래도 올해 시행된 주52 시간에서 희망을 조금 봤다. 정부가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삶의 질을 주목한 것이다. 출산장려 정책으로 그동안 100조를 투입했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주52시간 도입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전애 시행되 저출산 정책들을 압도한다고 생각한다.
앞서 저자가 출퇴근 시간을 주목한 건 이유가 다 있다. 그건 현재 정부에서 사용하고 있는 통계가 사회 이동을 고려하지 않은 통계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장래인구추계는 이를 면밀하게 반영하지 못한다. 가령 우리가 아는 50년짜리 장래추계는 기초지자체의 과거 5년 증감 흐름을 토대로 만들어낸 것이다. 해남의 가임기 여성이 앞으로도 계속 해당 지역에 남아서 2.43명을 낳은 것이라 보고, 이를 50년간 길게 추세로 늘려버린 장래추계다. 해당 여성이 서울로 이전해올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수치라는 얘기다.”
누구든지 서울로 혹은 수도권으로 오는 순간 삶의 질 하락으로 인해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 따라서 인구문제를 단순히 자연증감(출산율 – 사망률)으로만 보는 통계를 근거로 대책을 세우다 보면 자연 증감을 재촉하는 중요한 변수인 사회증감(전입 – 전출)을 간과할 수 있다. 결국 인구 문제는 서울 문제와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에 그 해결이 더 어려워보인다.
그래도 인구 구성의 변동은 기회다. 주식시장에서도 변동성이 커지면 가치와 가격 사이의 간극이 발생하여 기회가 생긴다. 인구 구성의 변동과 각 세대의 소비 행태에 대해 주목을 하면 그 속에 많은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 책의 내용을 다 옮길 수 없었지만, 각 세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 그리고 앞으로 주목해야 되는 시장에 대해 생각하면서 읽으면 미래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의 인구 구성으로 인해 앞으로 나타날 우리의 삶의 무대는 어떤 변화가 있을 지 그리고 그 안에 어떤 기회가 있을지 이번 <한국이 소멸한다>를 읽으면서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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