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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되는 느낌을 주는 두 단어가 제목에 함께 쓰였다. '긍정'과 '배신'. 무한한 에너지를 줄 것 같은 단어 긍정이 어떻게 배신하고 같이 사용됐을까 궁금해서 이 책을 읽게 됐다. 책의 내용은 긍정에 대한 우리의 광범위한 믿음이 종교, 자기계발서, 동기 유발 카운슬러 등과 같은 산업 그리고 자본주의와 어떻게 결합해서 확장됐는지 그 실태와 부작용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저자가 주장하고 있는 긍정은 단순히 마음가짐이 아니라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변질된 긍정이다. 긍정의 힘! 간단명료한 이 명제에 여러 산업이 쇠사슬처럼 얽혀 있다고? 그리고 긍정에 부작용이 있다는 것 자체가 일단 내 상식을 벗어난 얘기라 흥미로웠다.
목차
01. 암의 왕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02. 주술적 사고의 시대: 끌어당김의 법칙
03. 낙관주의의 어두운 뿌리
04. 기업에 파고든 동기 유발 산업
05. 하느님은 당신이 부자가 되길 원하신다
06. 긍정심리학: 행복의 과학
07. 긍정적 사고는 어떻게 경제를 무너뜨렸나
먼저 저자가 이 책<긍정의 배신>을 쓰게 된 계기는 유방암이라는 판정을 받고 긴 투병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부터다. 저자는 유방암 투병을 하면서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무의식적인 압력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암과 그것을 대하는 태도를 둘러싸고 이해할 수 없는 문화가 눈에 보여서 긍정을 주제로 책을 쓰게 됐다는 것이다.
암은 축복이다, 치료가 끝나서 아쉽다, 암은 나를 강하게 한다, 살아 있다는 기쁨에 눈뜨기 위해 내게는 유방암이 필요했다 등의 긍정적인 사고는 암을 일종의 통과의례로 만들었고 분노와 공포라는 실체적 감정을 애써 무시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사실 여기까지만 읽고 나는 이게 그렇게 나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 그래도 힘든데 애써 무거운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 건지 저자에 생각에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잘 모르는 법, 저자가 설명하는 유방암 환자들의 마음 상태에 대해 읽어보니 이런 분위기가 오히려 환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저자의 생각이 이해가 됐다.
하지만 긍정적 사고가 실패해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암이 퍼지게 되면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 때 환자가 비난의 화살을 돌릴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밖에 없다. 충분히 긍정적이지 못했다고, 애초에 암이 생긴 것도 부정적인 태도 탓이었다고 자책하게 된다. 이 지점에 이르면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충고는 이미 피폐해진 환자에게 추가적인 부담이 된다. P.70
면역체계와 암, 그리고 감정 상태의 관계는 실증적이고 믿을만한 연구결과가 없지만 암을 태도로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은 이해할 수 없는 문화를 양산하고 있었다. 읽으면서 이거 실화인가?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유방암 환자에 대해 미국에서는 환자나 희생자라는 단어는 자기 연민과 수동적인 느낌을 풍기므로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다고 규정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느꼈을 황당함을 나도 느낄 수 있었다.
긍정의 힘은 교회와 기업에도 파고들었다. 교회에서는 기업가형 목사들이 복음과 선교보다는 긍정의 힘을 이용한 마케팅으로 외형 확장에 몰두하고 있고 기업 역시 동일한 메시지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고 있다. 이 관계가 어떻게 성립하는지는 다음 글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역시 간단 명료한 메시지가 설득력이 있고 강력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따라서 긍정신학을 받아들인 ‘구하는 자들’의 세상은 직장에서 쇼핑몰로, 쇼핑몰에서 다시 기업형 교회로 아무 이질감 없이 연결된다. 어디를 가든 들리는 메시지는 똑같다. 당신은 멋진 집과 자동차는 물론 쇼핑몰에 있는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 당신에게는 그런 힘이 있다는 것을 믿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그 이면에는 숨죽인 목소리로 경고하는 어두운 메시지가 놓여 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한다면,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용기를 잃거나 패배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당신 책임이다. P.205
경제 전망은 부정적인 견해들이 인기를 끌지만 삶에 관한 메시지는 부정적인 견해보다는 you can do it 과 같은 메시지들이 더 인기가 많은 것 같다. 대부분 자신의 몸과 삶에 관련된 것은 음식이든 메시지든 달콤한 것을 선호하는 것 같다. 몸에 좋지 않아도.
긍정적인 사고가
나쁘다는 게 책의 요지는 아니다. 긍정적인 사고를 신격화한 나머지 이 긍정이부주의한 낙관주의로 번지는
것을 경계하자는 것이 책의 요지라고 나는 생각한다. 미국의 9.11 테러, 2008년 미 금융위기 등 크나큰 위기를 경고하는 부정적인 시그널들이 있었지만 부주의한 낙관주의로 인해 이들
메시지들이 크게 주목받지 못했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사실 이 모든 것을 부주의한 낙관주의로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한 가지는 확실한 것 같다. 밝은 미래에 대한 무작정적인 믿음, 무비판적인 사고는 화를 부른다.
긍정적인 사고는 중요하다. 긍정적인 사고는 삶에 활력을 주기도 하고 용기를 낼 수 있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정적인 사람은 주위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 하지만 책 <긍정의 배신>에서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긍정은 적극적인 긍정이 아닌 소극적인 긍정이다. 적극적으로 삶을 개선하기 위한 긍정이 아닌 무책임한 긍정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황인숙 시인이 추천사로 적은 아래 글이 적극적 긍정과 소극적 긍정을 잘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인 사람이라는 평판은 찬사로 알려져 있다. ‘긍정적’이라는 표현은 그야말로 ‘긍정적’으로 쓰인다. 그런데 ‘긍정적’이라는 말이 왜곡돼서 흔해 터지게 퍼져 있으며, 그게 개인과 사회에 ‘부정적’ 결과를 낳고 있다는 게 이 책의 요지다. 아닌 게 아니라, 어떠한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일을 돼 가는 방향으로 풀려고 애 쓰는 사람이기보다 저 좋을 대로 밝은 미래를 믿고 희망에 부풀어 웃고 있을 따름인 사람이다. 왈, 만사태평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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